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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자신을 남자로 여기는 고1에게 수련회 여학생 방 배정하면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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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자신을 남자로 여기는 고1에게 수련회 여학생 방 배정하면 차별”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지만 스스로를 남성으로 인식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재학 중인 학교가 ‘수련회에서 여학생 방을 써라’라고 한 것은 차별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9일 서울시교육감 등에게 “성소수자 학생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포용적인 교육 정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A씨는 1학년이었던 작년 3월 입학 후 담임 교사에게 자신이 트렌스젠더라고 알렸다. 인권위는 트랜스젠더를 ‘출생 시 부여받은 성별과 성장하면서 본인이 인식하고 정체화한 성별이 다른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A씨는 같은 반 급우나 친구들은 A씨를 남성으로 알고 있었고, 체육활동도 남학생들과 함께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작년 5월 1학년 학생 전체가 참여하는 2박3일 수련회와 관련해 담임 교사에게 “남학생 방을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담임 교사는 “여학생 방을 쓸 게 아니면 수련회에 참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련회 담당 교사, 교감 선생님도 같은 답변을 했다. A씨는 수련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인권위 조사에서 A씨의 성별을 같은 반 학생이 남성이라고 인지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다른 반 한 학생이 “(A씨는) 여자인데 왜 남자 행세를 하냐”고 말하기도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수련회에서는 남녀 혼숙은 불가능하며, 성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혼숙하라고 하는 것은 다른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이같이 지도했다고 밝혔다. A씨가 스스로를 남성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수련회에서 성폭력, 성추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학교에 따르면 A씨는 ‘남학생 방 사용’이 거부당하자 독방 사용을 요청했다. 학교 측은 A씨가 성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부분을 도와줄 수는 있지만, 독방을 사용하는 이유를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또 학교는 교육청과 교육부에 A씨의 요청에 대해 여러 차례 문의했으나 관련 지침을 받지 못했다. 교육청은 “유사한 사례가 없으니 법 테두리 내에서 사안을 처리하라”고만 했다.

인권위는 학교 측이 A씨가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성별의 시설을 이용하도록 사실상 강제해 교육활동에서 균등한 참여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침이 미비한 상황에서 일선 학교가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해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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